“美 관세, 한국 제지업계 위기 기회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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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한국제지연합회

미국 관세, 위기 아닌 기회? K-제지업계의 새로운 가능성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제지산업은 이를 단순한 위기가 아닌 기회 요인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최근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가 우리 제지업계에는 새로운 수출 시장을 넓힐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국산 종이에 높은 관세가 적용되면서, 이를 대체할 한국산 종이의 수출 기회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유럽의 친환경 흐름이 열어준 새로운 수출판로

최 회장은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는 환경 규제가 점차 강화되며 플라스틱 사용이 줄어들고 종이 포장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친환경 포장재 분야에서 ‘K-종이’의 해외 수출 확대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되면서 종이 포장재는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제지업계가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를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라는 평가다.


제지업계 최초 여성 수장, 변화의 선두에 서다

최현수 회장은 한국제지연합회 73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회장이다. 지난 2월 제36대 회장으로 선출되어 취임한 지 100일을 갓 넘긴 시점에서 업계의 굵직한 현안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변화하는 시대일수록 새로운 시각과 유연한 리더십이 요구된다”며, “포용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업계에 신선한 에너지와 실질적인 실행력을 불어넣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3세 경영인의 책임감과 새로운 경영철학

최 회장은 깨끗한나라 창업주인 고 최화식 회장의 손녀이자 현재 깨끗한나라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솔제지 한경록 대표, 무림 이도균 대표와 함께 제지업계의 대표적인 오너 3세 경영인으로 손꼽힌다. 그는 “기존 시스템을 혁신하고 젊은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는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에너지 비용 부담과 친환경 전환의 숙제

최근 제지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지속적인 상승이다. 지난 3년간 무려 7차례에 걸쳐 인상된 전력요금은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깨끗한나라 등 주요 제지기업의 수익성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원가 절감 및 탄소 저감을 위해 에너지 자립 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무림P&P는 펄프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흑액을 재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태림페이퍼는 폐목재와 폐가구를 활용해 스팀과 전기를 생산하는 전주원파워를 운영 중이다. 일부 기업은 광활한 공장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소 설치도 검토 중이다. 최 회장은 “일본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정부 차원의 재생에너지 지원정책을 펼친 사례처럼, 한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디지털 시대, 종이의 운명은?

영상 콘텐츠와 디지털 출판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종이 수요의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최 회장은 “종이책이 주는 감성은 디지털로 대체될 수 없다”며 “인쇄용지 수요는 감소하겠지만 일정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인쇄용지에 사용되던 생산능력을 고부가가치 포장재나 특수용지 분야로 전환하는 것이 앞으로 업계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론: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한국 제지산업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와 글로벌 친환경 흐름은 한국 제지산업에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산업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이 시점에서 국내 제지업계는 유연한 경영혁신과 과감한 투자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야 할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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